21 July 2025, Seo Mi-deum
Review (KO)
소설 '월든' 감성 녹인 설치 작업...국립현대미술관서 공개
Novel 'Walden' emotional installation work...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unveiled
작품의 출발점은 19세기 미국의 초월주의 철학자이자 자연주의 사상가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1817~1862)의 수필집 '월든'이다. 소로가 월든 호수 근처 숲에서 2년간 홀로 생활하며 기록한 자연에 대한 성찰과 관찰을 바탕으로 한 내용에 영감을 받아 작업을 구성했다. 작품에는 존 케이지가 소로의 텍스트를 예술적으로 해체한 '빈 단어들'(1974)의 소리와 하이너 괴벨스가 화가이자 조각가, 음악가인 로버트 루트먼과 협업해 만든 오케스트라 작품 '월든'(1998)이 포함된다. 여기에 조지아, 아제르바이잔, 시베리아, 아프리카 등 세계 각지에서 수집한 민족학적 음성 기록들이 더해졌다.
또한 존 케이지, 독일의 극작가 하이너 뮐러,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 퍼포먼스 아티스트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작가 거트루드 스타인, 소설가 알랭 로브그리예, 시인 안나 아흐마토바 등 다양한 예술가와 사상가들의 목소리가 음악처럼 겹겹이 쌓인다. 관객들은 이러한 다성적(多聲的) 구조 속에서 언어의 의미보다는 소리 자체의 질감과 리듬을 경험하며, 새로운 감각적 체험을 하게 된다.
하이너 괴벨스는 극장의 여러 장치와 요소들의 다층적인 목소리를 통해 관객의 감각을 열고, 사색을 촉발하며, 자신만의 정서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작업했다. 그는 '월든'을 다시 언급하면서, "소로가 기차 소리, 새 소리, 나무 소리 등 서로 다른 소리 사이에 위계를 두지 않고 대하는 태도가 현재 예술이 가져야 할 중요한 힘"이라고 강조했다.
on: Genko An - 03062 Seoul (Installation)